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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칼럼

퍼머컬처로 여는 시골살이Ⅱ(8)

2부 : 퍼머컬처 적용하기

 

 

4. 퍼머컬처의 두번째 큰 원리 : 상업적 에너지를 줄여라

(퍼머컬처 원리 5 : 생물자원을 이용하라)

■ 퍼머컬처의 원리 5 : 생물자원을 이용하라

농장에서 상업적인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생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생물은 에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이기도 하지만 동물의 활동은 자연에너지에 기반을 두고 있어 농장에서 필요한 작업과 연결하면 상업적인 에너지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생물자원은 연료와 비료를 만들어주고 밭을 갈며, 해충과 잡초를 막아주고 물질순환에 도움을 주며, 서식처를 조성하고 토양을 보전하며 화재를 막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즉 질소고정 식물은 화학비료를 대체하고 잔디 대신 작은 허브를 심으면 잔디 깎는 기계를 살 필요가 없고 제초제와 화학비료는 풀을 먹는 동물과 그 동물의 배설물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닭을 경운기처럼 활용한다. 2m 길이의 A형 텐트 모양의 작은 닭장을 만든다. 닭 경운기를 이용할 밭을 2m의 폭으로 길게 나눈다. 나누어진 밭에 작물을 심을 때 일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심는다. 그러면 수확 시기도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날 것이다. 첫 번째로 파종을 한 밭의 작물을 수확한 후 닭을 넣은 닭 경운기를 밭에 놔둔다. 닭 경운기 안에 있는 닭들이 트랙터가 하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수확하고 남은 부산물을 먹고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땅을 파헤치고 똥을 싸 놓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닭 경운기의 자리를 옮기면 마치 경운기가 밭을 지나간 것처럼 밭을 갈아줄 것이다. 일주일이 지나면 다음 2m 폭의 밭을 수확한 후 닭경운기를 옮기고 같은 방식으로 밭을 갈면 된다.

 

 

곤충도 활용할 수 있다. 지렁이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버리는 많은 것들을 먹고 분변토라는 가장 좋은 퇴비를 만든다. 집에서 지렁이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음식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수 있다. 같은 크기의 상자 3개를 준비한다. 맨 위의 상자의 바닥에는 큰 구멍을, 두 번째 상자 바닥에는 작은 구명을 만든 후 3개 상자를 겹쳐 놓는다. 맨 위의 상자에 음식 쓰레기 함께 지렁이를 몇 마리를 넣으면 지렁이가 음식 쓰레기를 먹으면서 두 번째 상자에는 분변토가 모이고 마지막 상자에는 물이 떨어져 모인다. 물도 액비로 사용할 수 있다. 지렁이라고 하면 징그럽게 생각하지만 이런 착한 일은 하는 이쁜 곤충이 바로 지렁이이다.

 

닭, 지렁이와 같은 동물이 아니라 식물도 이용할 수 있다. 벼를 수확하기 10일에서 20일 전에 자운영 씨를 논에 뿌린다. 벼를 수확할 때 어느 정도 발아한 자운영은 겨울을 지낸 후 모내기 전에 아름다운 자주색의 꽃을 피운다. 나물로도 먹기는 하지만 겨울 논에 자운영을 심는 이유는 콩과식물이기 때문에 겨울 동안 질소를 고정하여 논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자운영, 헤어리베치(Hairy Vetch) 등의 녹비작물은 화학비료의 역할을 대

체할 수 있고 이러한 식물의 다양한 특성을 잘 활용하면 잡초도 막고 병해충도 관리할 수 있다.

 

생물자원을 활용할 때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생물자원은 관리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관리하지 않는 생물자원은 농장의 자원을 낭비할 수 있고 오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을 먹어치우거나 망가뜨릴 수도 있고 생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원하는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관리방법 중의 하나는 적절한 시기를 맞추는 것이다. 논에 오리를 넣어 잡초제거와 영양분 공급을 원한다면 벼가 오리의 이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성장한 후에 넣어주어야 한다. 포도밭에 닭을 풀어 토양을 관리한다면 포도 열매가 익기 전까지만 활용할 수 있다.

 

시골살이에서의 적용 Tips

① 잡초는 없다.

잡초가 보기 싫어서 마당에는 콘크리이트나 자갈을 깔고 밭둑이나 경사지에는 제초제까지 뿌린다. 쓸모없는 풀이란 없다. 푸른 풀을 적절히 잘라 물에 담가두면 녹차처럼 우려지는데 이는 바로 쓸 수 있는 액체 비료이고 주변의 풀을 잘라 이랑에 덮으면 비닐 멀칭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지천으로 자라는 풀의 용도가 생기면 관리하게 되고 보기 싫은 풀이 되지 않는다.

 

② 동물을 키운다면 우선 닭을 고려하라.

시골에서 닭만큼 유용한 동물이 없다. 우선 풀에서 음식물까지 못 먹는 것이 없다. 닭똥은 아주 우수한 비료의 재료이다. 암탉은 계란을 생산하는데 생명을 빼앗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주요한 단백질원이다. 게다가 닭경운기를 제작하면 일까지 한다. 조건이 된다면 다른 동물보다 닭을 우선 키우는 것이 좋다.

 

③ 동물의 경우 죽음을 대비해야 한다.

예전에 오리농법을 활용된 오리가 한 시기에 많이 생겨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식용으로 활용되는 동물이라도 처리할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어 적절한 수를 도입해야 한다.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동물이 죽는 경우 사체를 함부로 매립하는 것은 감염과 지하수 오염 문제로 불법이다. 그러니 동물을 키우기 전에 죽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마음이 연약한 경우는 감정도 추슬러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귀농#귀농귀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