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경수 칼럼

퍼머컬처로 여는 시골살이Ⅱ(5)

2부 : 퍼머컬처 적용하기

 

 

3. 퍼머컬처의 첫번째 큰 원리 : 자연을 닮게 하라

(퍼머컬처의 원리 2 : 가장자리를 이용하라)

■ 퍼머컬처의 원리 2 : 가장자리를 이용하라.

다른 성질을 가진 두 가지가 만나는 곳을 가장자리라고 한다. 가장자리의 대표적인 곳은 하천의 물과 육지가 만나는 하천변, 바닷물과 육지가 만나는 갯벌,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하구 등이다. 이러한 가장자리는 두 가지 특성을 다 가지고 있거나 자연적인 조건이 점차 변화하는 특성이 있어서 다양성이 증가하게 된다. 다양성이 증가하면 당연하게 생산성도 높아진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인류의 모든 문명은 이러한 가장자리에서 시작되었다. 큰 강의 하구는 물과 육지가 만나고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중복된 가장자리이다. 건조한 곳과 습한 곳에 사는 식물 모두 자라고 민물과 짠물에서 사는 다양한 수산물을 얻을 수 있었으며 하천을 통해 영양물질이 공급되고 출적되는 곳이었기 때문에 문명의 시발지가 된 것이다. 문명이 가장자리에서 시작되었지만 현대 문명은 가장자리를 없애고 있다. 하천 가장자리는 제방을 쌓고 갯벌은 매립하고 하구에는 하구둑을 만들어 물과 육지, 민물과 짠물을 칼로 베듯이 구별한다. 자연이 주는 가장자리의 혜택을 발로 차버린 꼴이다. 아마도 우리는 다양한 것을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제 생각을 바꾸어보자. 다양한 것은 아름다운 것, 다양한 것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

사람의 손으로 다양성을 만드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자연 스스로 만들어주는 다양성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주변에 가장자리가 있다면 훼손하거나 없애지 않아야 한다. 농장을 만들려는 땅에 하천, 수로, 연못, 습지가 있다면 되도록 보전해야 한다. 가장자리의 형태를 바꾸거나 메꾸지 않아야 한다. 특히 물과 육지가 만나는 가장자리에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가장자리가 없다면 자연이 가장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집과 농장 주변에 연못, 호수, 수로 등을 만들 수 있다. 연못이나 호수를 만들 때 일정한 모양이나 같은 깊이로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깊이가 가장자리와 관련된 다양성을 증가시켜 준다. 아래 그림처럼 일정하고 동그란 모양의 연못이 아니라 구불구불한 모양의 연못을 만들면 가장자리의 길이는 늘고 가장자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많이 만들 수 있다.

가장자리는 숲과 초지가 만나는 곳, 숲과 경작지가 만나는 곳에서도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숲과 경작지 사이에 적절하게 가장자리를 만들게 되면 이 가장자리에 숲에서 생산되는 유기물이 모여 이를 경작지에 활용할 수 있고 숲에 사는 천적이 경작지의 해충을 막아준다. 간작하는 경작지에 서로 다른 작목 사이에 가장자리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 이랑을 구불구불하게 만들면 작목 간의 상호작용이 늘어나고 직선으로 만든 이랑에 작목을 심는 것보다 더 많은 작목을 심는 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시골살이에서의 적용 Tips

① 가장자리가 있는 곳에 터를 잡아라.

가장자리가 있거나 가장자리가 가까운 곳에 터를 잡는 것이 좋다. 내부나 인근에 자연이 스스로 다양성을 만들어주니 힘들게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덜 수 있다. 집터는 산림과 경작지가 만나는 가장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좋고 경작지는 호수, 하천과 가까이 있는 것이 좋다.

② 가장자리가 없다면 만들어라.

마당이나 농장에 작은 연못, 수로 등을 만들면 좋다. 가장자리를 확보하는 것이지만 정서적으로 유용하다. 숲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작은 숲은 마당이나 경작지에 만들 수 있다. 공간이 부족하면 길과 논둑, 밭둑에 적절한 나무를 심어 울타리 숲(Hedgelow)를 만들면 된다.

 

③ 가장자리 영역에서 활동하라.

사업이든 생활이든 사회활동이든 경계가 모호한 영역에서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농산물 판매에 있어 시장형 유통, 직거래 유통의 가장자리에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같은 영역의 활동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이 영역에서의 활동은 언제든지 시장이나 직거래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귀농#귀농귀촌#퍼머컬처